말렛핑거, 망치수지, mallet finger, 방아쇠 수지, 트리거 수지, trigger finger (비수술 보존요법 8주)

사고 발생 

 

계단에서 미끌 해서 넘어지면서 오른손으로 계단 모서리를 짚었는데, 그때 손가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통증이 좀 있었지만 삔 것이라 생각하고 시간이 늦어서 잠을 잤죠.  다음날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좀 욱신거리더군요.  살면서 손 삔 적이 수차례 있어서 별것 아니라 생각하고 무시했죠.   술도 마시고 평상시 때처럼 그대로 행동했는데.  

3주쯤 지났을까요?  욱씬거리는게 점점 심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한의원에 가서 며칠 침을 맞았는데 뼈가 부러진 것 같지는 않은데 인대가 늘어서 그렇다고 움직이지 말라고 테이핑을 해주더군요.  별로 차도가 없어서 정형외과에 갑니다.

 

 

 

 

 

인대가 끊어졌습니다.

 

인대가 늘어난것도 아니고, 끊어졌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다행히 뼈는 괜찮은데 인대가 끊어져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겁이 덜컹 나네요.   이게 무슨 일인가?   수술이라니.  손가락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하나?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네요.  하나는 수술로 끊어진 인대를 연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비수술 보존요법으로 8주간 부목을 대고 고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비수술 보존요법은 붙어도 손가락 모양이 에쁘지 않을 것이라 하더군요.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알루미늄 부목을 손가락에 대었는데 통증이 너무 심하더군요.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 강하게 지지해서 그런가 봅니다. 3일 밤을 설치며 견뎠습니다.

 

 

 

8주간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인터넷을 검색해서 말렛핑거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또다시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이나 엑스레이를 찍게 되네요.   의사 선생님이 비수술 보존요법을 추천해주십니다.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못하고 새끼손가락 잘 보이지도 않는데 조금 구부러지면 어떠냐 하고 쿨하게 말씀하시네요.   위안이 되었습니다.  스프린터라는 고정하는 장치를 손가락에 넣고 고정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골무 같은 모양의 지지대입니다.  

 

"절대로 8주간 손가락을 움직이면 안됩니다. 절대로 "

 

만약 손가락이 뒤로 꺾이면 그때부터 다시 8주 카운트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8주간이라?  2달간 꼼짝없이 스프린터를 고정하며 버텼습니다.  

 

 

 

 

손가락 움직이기는 할까? 불안감 

 

말렛핑거, 망치 수지, mallet finger, 방아쇠 수지, 트리거 수지, trigger finger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말렛 핑거를 경험한 분들이라면 모두들 공감하실 겁니다.  통증보다 정말 두려운 것은 과연 손가락을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비수술 보존요법을 한 사람들도 걱정을 하지만, 수술을 한 사람들도 역시 같은 고민을 하시더군요.   수술을 했다고 사고 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뼈가 조각이 났는지, 인대가 끊어진 것인지 전문의와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2,3 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서 종합적으로 판단하시는것을 추천합니다. 제 경우 첫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고, 두 번째 병원에서는 비수술 보존요법을 추천했죠.  결국 비수술 보존요법을 선택했고 사고 발생 1년 6개월이 경과한 지금 저는 사고 전 상태와 98% 일치합니다.  가끔 비 오는 날 손가락이 좀 뻑뻑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마사지를 해주는 정도입니다.

 

말렛핑거 환우 여러분들, 용기를 잃지 마세요.